태국 북동부 지역의 어린이집에서 전직 경찰이 총기를 난사해 어린이 20여명을 포함해 38명이 숨졌다고 현지 매체들과 외신들이 현지시간 6일 밝혔다.
경찰은 가해자가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차에서 총격을 가해 현장에서 달아났으며, 자신의 아내와 아이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
BBC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방콕에서 북동쪽으로 500㎞ 떨어진 농부아람푸주 우타이 사완의 한 어린이집에서 총격범이 총기를 난사해 어린이 22명을 포함해 적어도 38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현지 경찰을 인용해 희생자들 중에는 2세 아동 세 명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인근 사무실에서 일하던 공무원 지다파 분솜은 로이터통신에 “총격범이 점심시간쯤 건물에 들어와서 어린이집 직원 4~5명에게 총을 쐈다”면서 희생자 중에는 임신 8개월 된 교사도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사람들이 처음에는 불꽃놀이인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태국 언론들은 용의자는 농부아람푸주 나왕 지역의 한 경찰서에 재직했던 전직 경찰 파냐 캄랍(34)이라고 보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캄랍은 이날 오전 법원에 있다가 자신의 자녀를 데리러 어린이집을 방문했으며 자녀가 보이지 않자 9㎜ 총과 칼을 사용해 어린이들을 공격했다.
AP통신은 캄랍이 건물 안에서 어린이 22명과 성인 2명을 살해했고 이후 차량으로 현장을 떠나면서도 총격을 가해 추가로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캄랍은 범행 후 집으로 돌아가 아내와 자녀를 살해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전했다.
범행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현지 언론들은 캄랍이 고교생 시절부터 마약에 손을 댔으며 지난 1월20일 필로폰(메스암페타민) 소지 혐의가 적발돼 지난 6월15일 해고됐다고 전했다. 그는 마약 소지 혐의와 관련해 오는 7일 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그가 범행 당시에도 약에 취한 상태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태국 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유가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하고 부상자 치료 등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라고 각 기관에 지시했다.
태국인은 허가를 받으면 총기를 보유할 수 있다. 태국에서는 총기 관련 범죄가 빈번하게 일어나지만 총기 난사 사건은 흔치 않다. 지난 2020년 2월에는 한 군인이 태국 북동부 나콘랏차시마시의 쇼핑몰을 포함한 4곳에서 총기를 난사해 29명이 사망하고 57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해 태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태국에서 총기 관련 사망자는 미국이나 브라질 같은 나라보다는 훨씬 적지만 총기 규제법이 엄격한 일본이나 싱가포르 같은 나라보다는 높다. 2019년 총기 관련 사망률은 10만 명당 약 4명인데 비해 미국은 10만 명당 약 11명, 브라질은 10만 명당 약 23명이었다.
총기 모니터 그룹 건폴리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태국 민간부문이 소유한 총기는 1034만여정에 달한다. 이 가운데 등록된 총기는 622만여정에 불과하며, 412만정 이상은 무허가 총기로 추정된다. 2019년 기준 태국에서 총기 사건으로 1292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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