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선 컬럼]중국 정부는 걱정 안해도 될까?

이 글을 쓰는 시점인 5월 26일 기준으로 전세계에 5,553,765명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진자이고, 그 중 54,830명이 25일 하루 만에 감염 확인된 인원이다.

지금까지 전체 347,911명이 바이러스로 인해 사망했고 이중 25일 하루에만 2,560명이 사망한 숫자이다.

다른 한편 IMF에서는 2020년 평균 -3% 성장을 할 것이라고 예측 하였다.

2019년 기준 뉴질랜드 일인당 국민소득은 약 $62,000인 점을 감안하면. GDP 3%감소란, 4인가정 기준해서 연소득 $7200이 줄어 든다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부모는 경제활동 하지만 자녀들은 그렇지 않다고 가정하면 이는 여러분 가정의 가장 월급이 2019년에 $7만불이었다면 2020년에는 $62,000으로 준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직장을 잃을 수 도 있다.

대공황이래 가장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 경제 전문가의 진단이다.

IMF는 각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경제를 살리는데 주력해 달라고 주문 하였다.

미래학자들은 바이러스가 지나간 이후에 일부 업종은 다시는 볼 수 없고 영원히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고 있다.

바이러스는 이처럼 우리에게 엄청난 비용청구서를 보내고 있다.

어떤 부분은 국가 지도자가 비용 지불 할 것이고 (정권교체), 어떤 부분은 기업가가 비용지불할 것이고 (파산), 어느 누구는 실직이라는 것으로, 어떤 부분은 국민들 생명으로 그 청구서를 지불하고 있는 실정이다.

법률가들도 이 상황에서 예외는 아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 법률가에게 문제를, 그것도 아주 어려운 시험 문제를 내놓고 있다. 미국에서는 중국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접수하였다는 보도가 그것이다.

Missouri외에도 California, Florida, Nevada, Pensylvania 그리고 Texas에서도 비슷한 소송이 접수 되었다.

Washington Post 신문은 사설을 통하여, 중국 정부를 상대로 Missouri 주 지방법원에 소를 제기 하는 일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왜? 외국 정부는 면책특권이 주어지기 때문이란다.

접수된 소송은 아마도 기각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BBC News엮시 비슷한 논조의 글을 싣고 있다.

이번호에서의 쟁점은 과연 중국정부는 이러한 소송에 대비하여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하는 것이 질문이다.

필자는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하나씩 보자.

뉴질랜드도 마찬가지이지만 영미법국가에서는 Rules of Precedent라는 법리를 받아들인다. “선례”가 있고, 법리쟁점이 동일하다면 그 선례를 따라 판단한다는 법리를 말한다.

선례? Otto Warmbier 군 이야기이다.

독자 여러분도 아시지만, 그는2016년 2월에 대학생 신분으로 북한에 입국했다.

북한 당국에 의해 한동안 억류되어 있다가, 2017년 7월에야 미국으로 귀환이 허락 되었다. 이때 그는 이미 식물인간 상태였다.

부모의 품으로 돌아와서 6일째 되는날 부모 곁을 영원히 떠나고 말았다.

사후에 그의 사인을 분석한 의료진은 불특정 가혹행위가 있어 보이고 그로 말미암아 뇌에 산소공급이 막힌것이 사인이라고 밝혔다.

그의 부모님은 그 이후로 자식의 한을 풀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우선, 그 부모님은 Virginia 지방 법원에 북한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 하였다. 법원은 그 소송을 기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피고는 (북한)은 원고에게 (부모님) $500 million을 보상하라고 판단했다.

국제법 기본 상식에서부터 이 두가지 case를 하나씩 분석해 보자.

첫째, 기본적인 국제법원칙은 무엇인가? 일반 국제법으로 이해할때 어느 국가 (개인이 아닌) 를 상대로 소송을 하고자 하면 국제공법의 분야이고, 이는 국제재판소의 역할이다.

어느 나라의 국내법원에서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전문용어로 국내법원은 jurisdiction이 없다.

두번째, 각국정부는 어느 국가의 국내법원에서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면책특권이 주어진다.

Warmbier군의 부모님들은 이런 국제법 기본 상식을 몰랐을까?

그 변호사는 이런 국제법의 기본을 몰랐을까?

Washington Post지 논설에서 이야기 하듯이 각국 정부는 면책특권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을까?

아닐 것이다. 법원 판결 전후에 상황이 바뀌는 것을 보자.

비숫한 시기에 북한 선적 Wise Honest호는 석탄을 싣고 인도네시아에서 석탄을 팔려다 인도네시아 당국에 적발되어 결국 미국으로 예인되었다.

당시 유엔의 경제 제재 명령을 위반하는 행위였다.

그러기에 인도네시아는 이를 미국을 비록한 유엔과 협조하여 이배를 미국으로 보내고, Warmbier부모님은 이 배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배를 팔아 보상급을 받겠다는 의지이다.

Warmbier부모님으로서는 소송을 제기하던 당시에는 Wise Honest호에 대해서 이렇게 일이 풀릴 것이라고 알지도 기획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이런 상황을 가리켜 “보이지 않는 손”이 관여 했다고 이해한다.

“보이지 않는 손”은 다시한번 Warmbier부모님을 돕고 있다.

미 의회에서는 북한당국이 UN의 제재조치를 어기는 활동과 관련하여 북한으로 송금을 돕는 일이 발생하면 그 은행을 제재하는 내용의 법안을 도입하여 현재 해당 상임위원회를 통과하고 있다.

만약 이 법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된다면, Warmbier부모님의 자식 한 풀어주기 활동은 한껏 힘을 받을 것으로 본다.

배에대한 소유권은 성공적으로 주장할 수 없을 수 있으나, 그 매매대금에서 보상을 받는 일은 아직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본질적인 질문으로 넘어가 보자. 지금까지 전통적인 국제법 상식으로는 국제법 재판소에 가야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이제 미국의 국내법원에 접수 되었다.

이것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 인류에 던져주는 커다란 질문이라는 것을 필자는 부정하지 않는다.

이렇게 우리 인류를 향해 문제를 던질때는 아마도 그 뒤에 숨은 가르침이 있으리라.

바이러스의 가르침? 바이러스는, 모든 인간을 평등하게 대우하고 있다.

부자 나라에 사는 사람이건 가난한 나라에 사는 사람이건, 차별하지 않는다. 바이러스는, 또한, 인류가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국경이라는 의미를 한번에 허물어 버렸다.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는 인류가 부족한 지식과 지혜로 이제껏 기나긴 역사를 통해 만들고 다듬으며 가꾸어 놓은 여러가지 법제를 그 본질에서 흔들어 놓고 있다.

혹시 독자중 일부는 “순간적인 일을 가지고 난리 떤다”고 혹평 하시는 분이 있으신가?

“잠시 후에 지나가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Covid-19은 그럴 수 있을지 몰라도. 이번에 바이러스가 우리에게 던지는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채 문제 해결에 급급하다면, 아마도 문제 해결이라기 보다는 또 다른 문제의 시작을 여는 일이 될 것이다.

본 지면에서 제기하는 문제들은 그냥 덥어두고 있을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왜? 바이러스 전파 초기에만 해도 일부 의학 전문가들은 “일종이 flu이다. 언론이 난리피지 말라”는 식으로 대응했다.

바이러스는 우리 인류의 의학 지식이 얼마나 발전할 부분이 많은지를 한번에 일깨워 주고 있다.

필자의 이야기에 동의하지 못하겠으면, Guns, Germs and Steel이라는 책을 쓴 Jared Diamond에게 물어 보시라.

과연 우리 인류가 한번 이라도 바이러스를 상대로 제대로 이겨본 적 있는지. 이래도 “잠시후면 지나가리라” 하고 말씀 하시겠는가?

이래도 바이러스가 우리 법률가에게 던지는 질문이 잠시후면 아무 의미 없는 그런 찰라의 질문이라고 하시겠는가?

세상은 바뀌었다.

지금 전세계 각국에서 일어나는 대부분 일들은 이런 바뀐 세상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현상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이미 많이 변했고 오늘도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받아 들여야 한다.

우리가 사는 21세기는, 국가뿐 아니라 심지어 개인도 그의 본국내에서뿐 아니라, 상대국 안마당에서 사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요즘 전개되고 있다.

모든 사람이, 인류의 인위적 산물인 영토라는 경계에 제한 받지 않고, 타국에서 법률행위를 하고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이다.

모든 사람이, 각국 정부뿐 아니라, 국경을 개의치 않고 지구 어디에서건 일을 하면서, 모두가 모두에게 서로 연결되어 있고 결국은 다른 모든 정부 및 타국민에게 영향을 줄수 있다는 가설을 이제는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도 이해 못하겠으면 Bill Gates에게 물어 보시라.

지금까지의 전통적인 법상식으로 본다면, Warmbier case는 빛을 보지 못했고, 미국이나 호주에서 진행되는 중국정부 상대 소송도 앞으로 빛을 보지 못할 것이다.

지금까지 이 글을 읽고 여러분은 이어떤 결론에 도달하는가?

바이러스는 인류가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법제 및 정치질서를 개의치 않고 새로운 세계질서를 만들어 내고 있다. 받아 들이시는가?

인류가 이제까지 인위적으로,자연의 섭리를 알지 못하고, 부족하고 편협하게 알고 있는 지혜로 만들어낸 국제법 질서를 하루 아침에 재편하고 있다. 받아 들이시는가?

어느 한 정부의 잘못된 행동 (특히 그것이 정치적인 계산에 의해서 의도적으로 빗어진 것이라면) 이 엿보이는데도, 단순히 정부의 면책특권이라는 기존 법리를 인류는 계속 붇들고 보호해야 하는지 본질적인 질문을 바이러스는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잘못이 있으면, 그래서 남에게 피해를 입혔다면, 그 행위 주체는 책임을 저야 한다”는 tort의 Donoghue 기본법칙을 다시한번 돼새길 때이다.

새롭게 우리곁에 다가 오고 있는 국제질서의 패러다임을 하루바삐 이해하고 이에 맞추는 전 인류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하나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한 철저한 이해 없이 이루어지는 이런 저런 노력은 그 효과가 제한 되리라 믿는다.

임종선/A. B. Lawyers Ltd대표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