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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Weekly Korea EDIT

[조기조의 세상속으로] 눈물 타령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하는 이번 다보스 포럼엔 여러 나라에서 정상급 인사 52명과 기업 최고경영자 600여명을 포함해 각국 장관, 중앙은행 총재, 학계 전문가 등 2,700명 이상의 고위 인사들이 함께 한다.


저성장은 확실하고 침체하지 않으면 다행인 올 세계경제를 걱정한다. 1월 16일부터 20일까지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를 앞두고 발표된 ‘2023 글로벌 위험 리포트’에서 전문가들은 2025년까지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이 ‘생활비 위기(Cost-of-living crisis)’라고 하였다.

생활비 위기와 함께 10위권에 든 위험 요인들은 자연재해와 기후 변화, 지정학적 경제 대립, 기후변화 적응 실패, 사회 결속력 약화, 대규모의 환경 파괴, 사이버범죄 증가, 천연자원의 위기, 비자발적 이주 등이다. 환경파괴와 기후변화 등은 3가지나 들어 있다. 오늘은 눈물 타령을 한번 하고자 한다.

그레이트 솔트 레이크(Great Salt Lake)는 미국 서부 로키 산맥의 가지인 와사치 산맥 서쪽 기슭, 유타 주의 솔트 레이크 시에 있는 호수이다. 수만 년 전, 바다가 솟아올라 계속 증발하고 남은 물은 곳에 따라 염도(鹽度)가 최대, 바닷물의 9배나 짜다. 어류는 살지 못하고 짠물새우가 사는 거의 죽은 바다다.

길이 120 km에 너비가 45 km인 이 호수는 표면적이 서울시의 7.3배, 유역은 92배나 된다. 놀라운 크기다. 이곳은 북위 41°, 서경 112° 정도로 북한의 북쪽 끝 보다 북쪽에 있고 우리와는 거의 지구 저편에 있다. 북미 지도를 보면 동부에 있는 5대호 말고 서부에서는 눈에 드러나는 큰 호수다.

호수에 파도가 치고 그 안에 커다란 섬이 여러 개 있는데 가장 큰 앤틸로프 섬엔 들소떼가 산다. 물론 처음엔 입식(入殖)한 것이지만 저절로 번식하고 있고 한 겨울엔 우리로 몰아 여물을 주고 보호한다.

겨울 들어 우리로 모는 들소떼 몰이는 서부개척시대를 보는 장관이다. 사람들이 이 섬에 와서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캠핑을 하며 즐기기도 하지만 호수는 지역의 경제에도 중요하다. 관광뿐만 아니라 소금을 만들어 팔고 호수바닥에 침전된 광물을 추출하여 약이나 화장품을 만든다.

짠물새우 알을 거두어 치어 부화장의 값비싼 먹이로 판다. 이 호수는 1천만 마리가 넘는 새떼가 살고 매년 13억불(1.7조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낸단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미국의 서부 여러 주는 비가 잘 오지 않아 메마른 황무지가 많다. 이 호수의 물이 증발하면 구름이 되고 로키산맥에 비나 눈을 뿌리는데 도움이 된다. 10월부터 4월까지는 산악지방에 엄청난 눈이 내린다.

그 눈으로 스키장의 관광수입이 있고 이 눈 녹은 물을 가두어 1년 내내 쓰고 마시고 산다. 눈물로 사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호수의 물이 줄어드니 증발량이 줄고 그래서 또 눈이 적게 내리니 또 유입량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최근에 수심이 가장 낮아져 1,127미터인데 호수는 크기가 절반으로 줄어들었단다. 물이 마른 유역의 맨땅에서 흙먼지가 날려 인근 주택엔 재앙이란다. 황사를 생각해 보시라. 중국에서도 날아들지 않는가?

기후변화로 미국의 서부는 더 말라가고 있다. 비는 안 오고 눈이 적게 내리니 산불은 한 여름에도 나고 크디 큰 콜로라도 강에 물이 줄어 후버댐의 발전이 위태롭고 유역의 농토는 휴경을 해야 한다. 마당의 잔디에 물주는 것은 사치다.

절수를 하자고 오만 꾀를 다 짜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에너지 사용을 줄여 지구 온난화를 막고, 비나 눈이 많이 오게 하는 것인데 하느님이 섭섭하신 것인지 외면하신다. “에너지를 펑펑 쓴 너희들이 좀 고통을 받아 보아라.” 하시는 것 같다.


겨우내 산악에 내린 눈은 쌓여 있다가 봄이면 일시에 녹아 눈물 홍수를 이룬다. 4월에 홍수 피해를 입는 일이 허다하니 우리들은 상상하기 어렵다. 나는 이 문제만 해결해도 답이 있다고 본다.


흰 눈이 많이 쌓이는 계곡에 아주 큰 눈 저장 보(堡)를 여러 개 만들어 눈을 벽돌처럼 찍거나 다져 넣고 비닐이나 값싼 단열재로 덮어 외기(外氣)를 차단하면 천천히 녹을 것이고 그러면 홍수를 피하고 저수지에 가득 가두어 쓰는 것이다. 아이스링크처럼 얼려두는 것도 물 값에 비해 비싸게 먹히지 않을 것이다.

유타 주 정부가 대책을 내지 않은 것이 아니다. 호수를 살리자는 여론이 비등하다. 바이든 대통령도 연방기금을 배정하였다. 최근의 한 연구에서는 이대로 가면 5년 내에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고 한다.

대안으로 캘리포니아 서부 태평양의 물을 파이프로 연결해 끌어들이는 방법을 검토하였으나 너무 멀어 황당하다는 핀잔을 들었다. 생활용수를 줄이고 세제를 적게 쓰며 하수를 걸러 중수로 쓰자는 것이다. 유타 주에 일자리가 좋아 인구가 늘고 있으니 그것도 언 발에 오줌 누기다. 비가 안 오니 빗물 가두기는 공허하다.

4대강 보를 헐어야 할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도 물 부족 국가다. 지금도 가문 곳이 있다는데 여름철 우기에 그냥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이 보물을 어찌하면 좋을까요. 여러분은 걱정되지 않습니까? 에너지 과소비로 인한 기후변화 위기는 먼 훗날, 딴 나라 얘긴가요?


조기조(曺基祚 Kijo Cho), 경남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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