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는 분명히 미국과 중국이다. 이 두 나라가 세계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은 35% 정도이다. 1, 2 위가 바뀌느냐? 바뀌면 언제 바뀌느냐 하는 관심이 있었다.
그러나 중국이 계속해서 고속 성장을 할 수는 없을 것이고 자체적인 위험이 그득해 자멸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리란 주장이 있다.
덩치만 크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공산당 일당 독재에다 언론의 자유, 거주이전 등의 자유와 개방의 수준은 한겨울 같다. 외국의 인터넷조차 차단하는 나라다. 정치와 경제 등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7대 선진국에 중국과 러시아는 제외되어 있다.
러시아가 G8에 잠시 들었지만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잘렸다. 그동안 G7(Group of Seven)) 의장국은 순번을 정하여 영국, 독일, 일본, 이태리, 캐나다, 프랑스, 미국의 순으로 하고 있다. 이 국가들은 국제 통화 기금이 분류한 세계의 7대 주요 선진 경제국들인데 G10이나 G11로 확대하자는 움직임이 있다.
세계경제는 1973년 1차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통화가치의 팽창, 저성장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 경기후퇴, 보호무역주의 대두 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였다. 당시에 미국이 국제수지의 적자를 겪자 일부국가들이 달러의 금태환을 요구하였고, 1971년에 닉슨 대통령이 금태환의 정지를 선언하고 후속으로 새로운 경제질서의 수립방안을 모색하여왔다.
이것이 브레튼 우즈 체제(Bretton Woods system)의 붕괴다. 1973년에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재무장관이 백악관의 도서관에서 세계 금융의 이슈를 논의하였다. 좌파 정부인 이탈리아를 배제하고 1975년에 일본이 참여하여 G5 재무장관 체제를 형성하였다.
그 후, 이탈리아와 캐나다가 순차적으로 참여하여 G7이 되었는데 1998년에 러시아가 버밍엄 회의에서 정식회원이 됨으로써 G8 체제가 되었다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축출되었다. EC 집행위원장은 1978년부터 별도로 참여하여 왔다. 우리나라는 일본의 견제를 받아 참여가 쉽지 않았으나 최근에, 한일관계가 개선되어 G8이 될 호기를 맞은 것이다.
2020년도의 자료로 회원국의 GDP 비중을 보면 미국(24.761%), 일본(5.972%), 독일(4.498%), 영국(3.206)%, 프랑스(3.204)%, 이탈리아(2.229)%, 캐나다(1.943)%로 합계 45.813%이다. 중국과 인도가 빠졌으니 7개국으로 채 절반이 안 되는 사정이다. 2020년도 한국의 GDP 비중은 캐나다에 약간 못 미치는 1.888% 정도이다.
인구로 볼 때 1억 명이 넘어야 세계 10위에 들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5천만이 넘는 나라로 17위이다. G7을 G10으로 하면 3개국이 더 들 수 있다. 우리나라, 호주, 인도, 브라질 등이 유력한 후보다. G11이면 이들 4개국이 다 들 수 있다. G7에 들지 못하는 나라들이 대응하여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를 만들기도 했다.
G7은 1975년에 프랑스에서 제 1차 회의를 열고 매년 1회씩 여는데 올해 48차 회의는 5월 19~21일, 일본의 히로시마에서 열렸다. 이번 정상회의 개최국인 일본은 한국뿐만 아니라 호주, 베트남,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코모로, 쿡제도를 초청했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와 자유, 규범에 입각한 국제질서 유지에 초점을 맞춘 가치에 기반한 외교정책을 천명하고 있기에 G8회원국의 자격이 충분하다는 중론이다. 때마침 일본도 반대하지 않아 전원 찬성을 받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경제력, 군사력, 기술력, 올림픽 순위 등 어느 것으로 보아도 10위 안에는 너끈히 들겠다.
5월 20일,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G7 정상회의 확대 세션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글로벌 이슈에 한국 정부도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이 과거 국제사회로부터 식량 원조를 받은 경험을 언급하며 “취약국의 식량 지원에 앞장서겠다고 하였다.
장기적 대책으로 ‘K라이스 벨트’(한국형 쌀 생산벨트) 구축 사업을 통해 아프리카 7개 빈곤국에 쌀 생산을 지원하고, 감염병 혁신 연합에 2000만 불을 지원하기로 하였다. 또 글로벌 탈탄소 국제협력에 함께하겠다며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해 G7이 주도하는 ‘기후클럽’에 참여하겠다고도 했다.
한편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살상무기가 아닌 다른 물자의 지원을 약속했다. 전쟁이 끝나면 우크라이나의 복구와 재건에 힘써야 한다. 6·25 전쟁이 끝날 무렵에 태어난 나는 가난한 우리나라를 잘 안다.
미국에서 얻어온 우유 가루와 밀가루, 강냉이 가루로 연명했던 기억이 있다. 쌀 말고 밀가루로 만든 국수라도 배불리 먹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다. 비료공장이 들어서고, 농촌진흥청에서 품종개량을 하고부터 농사가 좀 되었는데 통일벼로 자급자족을 하게 되었다.
G7과는 별도로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가 작년 5월에 출범했는데 미국과 한국, 일본, 인도, 호주, 싱가포르, 베트남 등 14개 국가가 가입했다. 엊그제 5월 27일, 참여국들은 ‘공급망 협정’을 선언했다.
앞으로 회원국 간에는 원활하게 주요 자원들을 사고팔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주요한 자원은 반도체와 배터리 등일 것이고 그 원료와 제조 장비도 포함된다. 이 모임은 희토류 같은 자원을 무기화하는 중국을 배제시켜 세계경제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있다.
5월 29일에는 우리나라가 주재하여 청와대 영빈관에서 ‘공동번영을 향한 항해: 푸른 태평양 협력 강화’를 주제로 한 ‘2023 한-태평양도서국 정상 회의’를 열었다. 태평양도서국(PIF)은 총 16개국으로 12개의 독립국과 4개의 뉴질랜드·프랑스 자치령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유엔 아태그룹(총 54개국)의 약 ¼이며 우리 원양어업의 핵심 어장이고 천연가스, 심해저 광물자원 등 미래 에너지 자원의 보고다. 좋은 시장이기도 하지만 이들은 기후변화와 자연재해, 세계 경제위기에 가장 취약한 나라다. 서로 도울 이유가 많은 것이다.
자랑스럽게도, 지난 5월 24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3차 발사가 성공했다. 이제 우주 항공분야에서는 7번째로 성공한 나라다. 지난 3월, 일본은 실패했고 5월 31일, 서둘러 발사한 북한도 실패했다.
북한으로서는 사촌이 논을 사니 배가 아팠을 것이고 저들도 잘 할 수 있다고 보여주려다 실패해서 머쓱해졌을 것이다. 우리는 핵무기만 없다뿐이지 비슷한 위력의 가공(可恐)할 무기가 있다. 문화와 예술, 과학과 기술 어느 분야나 못하는 게 없는 대단한 나라다. 정치만 빼고….
조기조(曺基祚 Kijo Cho), 경남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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