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세상은 말세라고 하는 말이 있었더랬다. 그게 몇 천 년 전에도 있었던가 보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좋은 날이 지금, 오늘이듯이 세상에서 가장 걱정 많고 할 일 많은 때도 오늘, 올해, 이번 정부이다.
새로 대통령이 뽑히면 패자는 승복하고 승자는 포용해야 한다. 내가 찍은 후보가 당선되지 않았어도 당선자를 존중하고 협조해야 한다. 국론을 통합하는 길이 그것이라고 너도 나도 말한다. 옳은 말이다. 그래선지 개표가 다 끝나기도 전에 패자는 쿨하게 승복하고 축하하며 떠났다. 승자가 포용하는 일만 남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0일 오전 개표율 100% 기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득표율 48.56%,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47.83%)라고 밝혔다. 차이는 겨우 0.73%이다. 최종 투표율은 77.1%로 잠정 집계됐다.
선관위는 9일, 투표 공식 종료 시각인 오후 7시 30분 기준, 전국 1만4464개 투표소의 투표 현황을 파악한 결과, 선거인 수 4419만7692명 가운데 3405만9714명이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다. 앞서 사전투표율이 36.93%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면서 지난 2017년 19대 대선 최종투표율(77.2%)을 웃돌 것이란 전망이 왔지만, 오히려 이보다 0.1%포인트 낮았다.
20대 대통령이지만 사람으로는 13번째라고 한다. 정말 뜻밖의 인물이 혜성같이 등장해 대통령이 되었다. 아마 본인도 그 운명을 몰랐을 것이다. 부하직원이라고 우습게 여기던 사람들은 민망하고 거북스러울 것이다. 공신은 후보단일화에 응한 안철수 후보다.
단일화 후에 역풍이 불었거나 완주할 줄 믿고 지지한 사람들 중의 상당수가 반발을 한 것 같다. 그래도 단일화를 하지 않았더라면 야당의 표가 분산되어 야당이 패하는 것은 불을 보는듯하다. 남은 일은 아직도 거대 다수인 여당의 의원들이 협조를 잘 해 줄까 하는 의문이다.
시민들은 수준이 높다. 발목을 잡고 다리를 걸면 총선에서 심판을 할 것이다. 당선자와 인수위원들도 공약을 재고해야 한다. 충분한 검토 없이 표를 얻기 위해 내건 공약이라면 재검토하고 보완하는 것이 옳다. 여당후보는 호남에서 놀라운 지지가 나왔고 이는 대구와 경북의 야당후보 지지율보다 훨씬 더 높다.
지역감정을 스스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이다. 여당후보는 수도권에서 우세를 해서 동서가 갈라진 느낌이다. 40대와 50대는 60대 이상과는 완전히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박빙의 승부가 있기는 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처럼 가슴을 졸이며 개표방송을 보는 국민들은 없었을 듯싶다.
두 야당후보의 막판 단일화가 되자 사전선거에서 호남은 놀라운 결속을 보였다. 그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역감정은 호남에서 여전히 못 풀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의 조건은 특이하다. 열강들 틈 사이에서 시달려 왔다. 기술이 있었을 때는 지켜냈지만 국력이 약해서 당한 고통은 피와 눈물, 목숨이었다.
가까이는 일제에 당한 36년, 자력으로 국권을 찾지 못했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것을 보며 나는 섬뜩하고 몸서리 쳐지는데 국민들이나 당선자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기술이 패권을 주도하고 첨단기술이라야만 나라를 지키고 먹고살 수 있기에 거기에 전념하면 좋겠다.
바이러스로 피해를 본 국민들을 지원하고 보조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국가적인 차원에서 치료약 개발에 집중지원하면 어떨까도 싶다. 그리되면 치료도 하고 돈을 벌게 될 것 아닌가? 잘 나가던 원자력이 탈원전 5년에 뒷걸음을 쳤다. 위험하단 말도 일리는 있지만 우선은 그것이라야 문제를 해결한다.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인줄을 알아야 한다. 당장은 유가와 전기료 인상을 어찌할까 싶다. 이에 대하여 현 대통령은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가? 몰랐거나 오판했다고 해도 무능이다. 알지만 공약이라 밀고 나갔다면 참 나쁜 사람이다. 어쨌거나 반성하고 사과하면 좋겠다.
싸드 배치로 중국의 성질을 잘 보았다. 싸드 같은 것을 우리 스스로 개발했더라면 달라졌을 것이다. 새 정부에 부탁한다. 원자력 잠수함을 시작하라. 탄두중량 2톤이 넘고 중국과 러시아 전역을 도달하고도 남을 미사일을 개발하라.
지금의 해군 병력을 늘이지 않고도 운용할 수 있도록 자동화된 한국형 항모를 개발하라. 해킹에 대비한 전문가를 특별히 양성하고 관리해야 한다. 정말로 필요한 사이버 전사들이다. 군사정보뿐만 아니라 산업기술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뭐가 문제인가?
과도한 복지지출보다 이런 데에 돈을 쓰고 개발한 것은 또 수출하면 된다. 핵무기를 개발하자는 소리는 목구멍을 밀고 오지만 차마 말을 못하겠다. 여차하면 개발할 수 있도록 다른 준비를 다하면 좋겠다. 우리가 자주국방을 한다는데 누가 무슨 소리를 하겠는가?
나는 지난 선거에서 찍은 사람이 당선되었다. 그러나 대 실망이다. 이번선거에도 찍은 사람이 당선되었다. 미리 말하지만 다음 선거에는 야당후보를 찍을 생각이다. 물을 자주 갈아야 한다. 안 그러면 썩는다.
다만 새 대통령과 여당이 80점을 넘으면 계속 지지할 것이다. “끝”
조기조(曺基祚 Kijo Cho), 경남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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