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중국인 마약 밀매상이 6개월 동안 감방 바닥에 구멍을 판 뒤 하수구를 통해 탈옥, 교도소가 발칵 뒤집혔다.
22일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차이 창판(53)이란 이름의 사형수가 자카르타 외곽 땅그랑 1급 교도소에서 14일 새벽 탈옥했다.
교도소 외곽 CCTV에는 14일 오전 2시 30분쯤 한 남성이 하수구에서 나와 유유히 사라지는 모습이 찍혔으며, 같은 방 수감자는 "차이가 6개월 동안 감방 바닥에 구멍을 파고, 같이 탈옥하자고 권유했다"고 진술했다.
마약 혐의로 징역 17년을 선고받은 같은 방 수감자는 탈옥하지 않고 남았다.
교도소 측은 차이가 교도소 주방 공사장에서 스크루드라이버와 금속 막대 등을 구해 하수관까지 땅을 판 것으로 보고 있다. 교정당국과 경찰 합동수사팀이 차이를 뒤쫓고 있지만 일주일째 행적이 묘연해 보이자 공개 수사로 전환했다.
차이는 2016년 110㎏의 필로폰(메스암페타민)을 인도네시아로 밀수한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됐으며, 2017년 1월 24일 동부 자카르타의 경찰서 유치장에서 쇠막대기를 이용해 화장실 벽을 뚫고 탈출했었다.
경찰은 차이가 탈출한 지 사흘 만에 서부 자바 수카부미에서 다시 체포한 뒤 경비가 더 삼엄한 구치소에 가뒀다.
차이는 2017년 7월 사형 선고를 받고 2018년부터 땅그랑 1급 교도소에서 복역해왔다.
인도네시아는 마약류 소지만으로도 최장 20년 형에 처하며, 마약을 유통하다 적발되면 종종 사형을 선고한다. 이 때문에 마약 밀수에 손댔다가 중형을 선고받고 탈옥을 시도한 외국인이 잇따랐다.
2018년 마약을 들여오다 롬복섬에서 체포된 프랑스인은 경찰을 매수해 쇠톱으로 유치장 창살을 잘라내고 탈옥했다가 열흘 만에 숲에서 체포됐고, 징역 19년 형을 선고받은 뒤 쇳조각으로 감옥 병에 구멍을 파다 발각돼 독방으로 옮겨졌다.
작년 4월 발리섬에서 신종 마약을 국제우편으로 받았다가 체포된 러시아인은 유치장 화장실 창문으로 탈주했다가 이틀 뒤 한 가정집 정원 배수로에서 체포됐다.
당시 그는 경찰이 못 찾도록 옷을 모두 벗고 알몸으로 나뭇잎을 덮어 위장한 상태였다. (SBS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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