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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Weekly Korea EDIT

(위클리세상터치-623호) 교통정책 헛발질


오클랜드가 갈수록 교통지옥으로 변하고 있다. 오클랜드 전체가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고 있으니 CBD는 아수라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CBD에서는 지난 2018년부터 착공된 도심순환철도(CRL)를 비롯해 △국제 컨벤션센터 건립 △다운타운 버스 인터체인지 건설 △Quay St 확장 △Britomart 기차역 증설 등 크고 작은 63개 공사로 여유롭게 거리풍경을 구경하기도 불편할 정도다. 각종 프로젝트가 진행중인 CBD 도로는 여지없이 꼬부랑 1차선으로 미로형태를 띠고 있고, 운전자들은 하루 종일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면서 정부당국의 실책을 원망하는 볼멘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2019 TomTom 교통지수에 따르면 호주와 뉴질랜드, 태평양제도, 파푸아 뉴기니를 포함한 오세아니아에서 오클랜드는 시드니에 이어 두 번째로 혼잡한 도시라는 오명을 안았다. 웰링턴과 해밀턴, 크라이스트처치도 오세아니아에서 멜번과 브리즈번, 골드코스트와 함께 10위권 안에 포함됐다. 2019년 오클랜드 교통지수는 지난 2018년에 비해 2% 증가한 31%를 기록, 전세계 4백16개 도시 중 1백5위에 랭크됐고 7단계나 더 뒷걸음질쳤다는 것이다.


최고 교통혼잡 도시 1위는 인디아의 Bengaluru(71%)였다. TomTom 교통지수는 전세계 57개국 4백16개 도시의 △안전성 △쾌적성 △혼잡성 등의 교통상황을 상세히 알려주는 지표로 통용되고 있다.


문제는 오클랜드 교통지수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협회(AA)의 교통혼잡보고서는 TomTom 교통지수의 증가세를 단적으로 방증해주고 있다. 지난 2017년 6월 기준으로 출퇴근 시간대 △Albany-CBD 31분(평상시 10분) △Westgate-CBD 27분(평상시 11분) △Botany-SH1 18분(평상시 9분) △Mt Roskill-Airport 16분(평상시 11분) △Papakura-CBD 47분(평상시 21분)이었다. 2018년 6월의 경우 △Albany-CBD 32분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Westgate-CBD 24분 △Botany-SH1 15분 △CBD-Airport 26분 △Papakura-CBD 43분 교통체증이 개선되는 것처럼 보이다 2019년 6월에는 또다시 △Albany-CBD 33분(평상시 10분) △Westgate-CBD 29분(평상시 12분) △Botany-SH1 19분(평상시 9분) △CBD-Airport 26분(평상시 20분) △Papakura-CBD 43분(평상시 21분)으로 늘어났거나 똑같다는 사실을 나타내주고 있다.


노동당 정부는 지난 2018년 4월초 오클랜드 교통체증 구조개선 프로젝트에 10년간 2백80억불을 집중 투자하겠다고 오클랜드시와 약속한 바 있다. 그 장밋빛 계획은 뉴질랜드 전체 인구증가율의 55%가 오클랜드 지역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른 조치였다. 오클랜드의 △CRL 연결과 북부 고속도로 개선 △경전철 건설 △동서링크 건설로 화물수송의 비용절감 등이 주요 골자다.


그러나 정부당국의 헛발질은 여전하다. A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정부당국이 오클랜드 교통체증 현상을 너무 안이하게 대처한데다 중앙정부와 오클랜드시 역시 인구증가와 도로상의 차량숫자 예측을 잘못 산출, 교통개선율마저 무너지면서 예산확보에도 빨간 등이 켜진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AA는 오클랜드의 교통체증 현상이 예상보다 심각해지고 있다며 도시 외곽에 보다 많은 도로를 건설하는 것이 교통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이라고 주장했다.


AA 보고서는 지난해 오클랜드 고속도로 이용자가 교통혼잡으로 평균 85시간을 잃어버렸다고 구글 여행시간 데이터를 이용하기도 했다. 지난 2018년에는 79시간이었다.

AA의 Barney Irvine 수석고문은 오클랜드 교통체증과 관련, “그 동안 당국의 각종 프로젝트가 교통상황을 개선시킬 거라고 믿어왔지만 다시 한번 큰 화상을 입을 것 같다”고 표현했다.

정부의 교통체증 개선노력에도 교통정체 현상은 기업들에게 연간 20억불의 생산성 손실을 입히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국민당 Nikki Kaye 의원은 오클랜드 CBD를 교착상태에 빠뜨리는 도로공사는 ‘완벽한 폭풍’이라고까지 단정지었다. 도로공사 이면에 숨겨진 정부당국의 논리가 너무 어처구니 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현재도 교통대란을 야기시키는 5백30만불 규모의 Victoria St 자전거도로 건설만 해도 몇 년 안에 또다시 파헤쳐 CBD를 마비시킬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오클랜드시 보고서를 인용, Victoria St에 Pohutukawa와 Nikau 토종나무와 화초, 석재의자와 조각상 등으로 꾸며진 선형공원 길로 조성해 안전한 자전거도로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달걀을 깨지 않고는 오믈렛을 만들 수 없다. 하지만 정부당국이 숲은 보지 않고 나무 한 그루에만 온신경을 쏟을 때 이미 숲은 잡초로 뒤덮인 민둥산으로 변해있다는 걸 명심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면서 힘의 논리로 오클랜더들에게 고통의 원천을 제공하고, 가차없는 인내만 강요한다면 뉴질랜드가 그렇게도 주창하는 휴머니즘의 근간마저 흔드는 일 아닐까. 어느 쪽으로 방향을 틀어도 앞뒤가 꽉 막힌 도로상황이라면 잘못되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하는 현명한 당국이 됐으면 좋겠다. 제발 앞으로 닥칠 공사상황에 대해 시민들에게 확실하게 알리는 홍보도 잘 하면서 말이다.


김봉일

위클리코리아 전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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