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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Weekly Korea EDIT

[위클리 세상터치] 교통혼잡세 부과?


Rotterdam과 Melbourne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도로세를 부담하고 있는 오클랜더들에게 교통혼잡세가 또 부과될 전망이다.

오클랜드교통국(AT)은 오는 2025년부터 오클랜드 CBD지역 등을 개인차량으로 통과할 때 평일 시간대별로 1.5~3.5불의 도로 통행료를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통부와 오클랜드시, AT는 추진중인 보고서(TCQ)를 통해 도로 통행료 부과가 오클랜더들에게 △보다 안정적인 이동시간 제공 △비즈니스 생산성 향상 △대기의 질 개선 △차량 배출량 감소효과 등 상당한 혜택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통행료가 고속도로와 주요 도로의 성능을 8~12% 향상시켜 방학기간 동안에 볼 수 있는 도로 효율성과 같아질 것이라고 제시했다.


TCQ 보고서에 따르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의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59분까지 30분 간격으로 나눠 요금을 책정했다. 예컨대, 피크시간대(오전 7시~오전 8시29분/ 오후 4시30분~오후 5시59분)에는 3.50불이고, 피크직전 시간대(오전 6시30분~오전 6시59분/ 오전 8시30분~오전 8시59분/ 오후 4시~오후 4시29분/ 오후 6시~오후 6시29분) 2.5불, 소통원활 시간대(오전 6시~오전 6시29분/ 오전 9시~오전 9시29분/ 오후 3시30분~오후 3시59분/ 오후 6시30분~오후 6시59분)는 1.5불, 요금해제 시간대(오전 9시30분~오후 3시29분/ 오후 7시~오전 5시59분)는 무료로 책정했다.

Mister Auto가 지난해 세계 1백개 도시의 △혼잡도와 도로의 품질 △사망자수와 주차 △도로상의 분노율 △휘발유값에 이르는 15개 요인을 비교 분석한 결과, 오클랜드는 57위를 차지하면서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대기의 질도 Brisbane, Salvador, Stockholm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도로의 분노율은 운전자들에게 도로에서 분노를 느꼈거나 경험했는지 물어봄으로써 측정됐다. 오클랜드는 도로 분노율 점수가 20.25점으로 17번째로 조용한 도시였다. Osaka의 도로 분노율 점수는 1점으로 가장 낮았고 Tokyo는 2.54점으로 평온했다.

그러나 오클랜드의 대중교통 지수는 세계에서 11번째 최악으로 Las Vegas, Detroit와 같은 군에 속했고, Perth나 Brisbane, Dubai보다 훨씬 나빴다. 이는 도시의 대중교통이 얼마나 접근성이 뛰어나고 신뢰할 수 있으며 대중교통비와 대중교통 이용률, 도로의 길이, 대중교통에 얼마나 많은 기반시설이 집중돼 있는지를 조사한 것이라고 Mister Auto는 설명했다. 여기서 접근성이 좋고 대중교통이 편리할 경우 도로교통량도 감소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New York의 대중교통은 1백점 만점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고 Singapore, Tokyo, London이 그 뒤를 이었다.

2019 TomTom 교통지수에서도 오클랜드는 지난 2018년에 비해 2% 증가한 31%를 기록했지만 전세계 4백16개 도시 중 1백5위에 랭크될 정도로 그렇게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던 것으로 진단됐다. 물론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오클랜드는 Sydney에 이어 두 번째로 혼잡한 도시였고, 웰링턴과 해밀턴, 크라이스트처치는 Melbourne과 Brisbane, Gold Coast와 함께 10위권 안에 포함돼 있기는 했다.

그렇다면 당국은 어떤 근거와 명분을 내세워 오클랜더들에게 교통혼잡세를 물리려는 것일까. AT는 이번 TQC의 결과는 지난 3년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면밀하게 분석 작성됐다고 전하면서 도로 통행료가 대중교통과 도보, 자전거 또는 충격이 적은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장려하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Stockholm이나 London과 같은 도시를 실례로 들어가며 도로 통행료가 도로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효과적이라고 예시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도로 통행료를 부과하기 앞서 오클랜드 지역곳곳에 과연 빠르고 편리한 대중교통과 이에 상응하는 교통시스템을 제대로 만들어놓았는지 따져보는 것이 관계당국의 선행조건 아닐까. 혹시 시민들의 불편해소와 도로의 성능을 높인다는 핑계로 가장 손쉽게 세수만 확보하려는 꼼수는 아닐까. 스마트 신호등시스템 설치나 보다 많은 Park & Ride 제공, 대중교통수단의 확충 등은 외면하면서 늑장행정을 벌이는 당국이 세수확보에는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짜맞추기식 탁상공론의 교통정책이 아니냐는 얘기다.

오클랜드 납세자연합은 오클랜더들에게 대중교통수단에 대한 선택권도 주지 않으면서 도로의 효율성 등을 들먹여가며 보고서대로 시행하려는 것은 구태의연한 행정편의주의밖에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납세자연합은 지난 2017년 노동당 정권이 2021년까지 도심에서 공항으로 가는 경전철을 건설하겠다고 약속해놓고 이를 아예 없었던 일로 뭉개버리고 이제는 도로 통행료를 받겠다는 심사는 도대체 어떻게 나올 수 있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따져보면 교통혼잡의 근본적 원인 해결은 게을리 하면서 벌써부터 돈만 챙기려는 손쉬운 방책(?)은 누군들 못 세울까 싶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가정경제가 좋지 않은 시점에서 나온 이번 교통혼잡세 계획안은 그간 관계당국의 무능을 드러내는 바로미터다. 지금도 지역 연료세를 착실하게 갹출하고 있는 오클랜더들에게 이를 줄여주거나 폐지하는 복안도 없이 교통혼잡세를 또 걷어들인다는 건 누가 봐도 모순을 잉태한 정책인 것 같다.


김봉일, 위클리코리아 전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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