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0代 성매개감염병 급증세. 증상 약해 숨은 환자 더 많을 것
1030세대에서 ‘성 접촉’이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국내 성병(성매개감염병) 신고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며, 이중 10~30대의 증가 폭이 크다.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정민형 교수는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에이즈 원인), 임질, 클라미디아 등으로 병원을 찾는 젊은 층 환자가 과거에 비해 크게 늘었다”며 “정부 통계는 단순 신고 건수일 뿐이라 신고 안 된 환자까지 따지면 더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병 환자, 10~30대 절반 이상
대표 성병인 HIV 감염의 경우, 1985년 이후 신규 감염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13년 이후로는 매년 1천명 이상 나올 정도다.
질병관리본부 통계로 2018년 기준 새로 신고된 HIV 환자는 1천2백6명이며, 연령은 20대가 32.8%로 가장 많았다. 30대는 27.2%였다. 20세 미만은 20명으로 약 1.7%에 불과했지만, 신고되지 않았거나 숨겨진 환자가 많아 무시하면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임질(성기 점막에 염증을 일으켜 요도염.전립선염.질염 등을 유발) 역시 2010년 신고 건수는 1천8백16건이지만, 2018년은 2천3백61건으로 증가했다.
가장 많은 연령대는 20대로 40.3%였다. 클라미디아(성병균인 클라미디아에 성기가 감염돼 가려움이나 염증을 유발) 역시 2010년 2천9백84건에서 2018년 1만6천6건으로 급증했다. 환자는 20대가 49.1%로 가장 많았다.
질병관리본부 결핵.에이즈관리과 공인식 과장은 “과거에 비해 성적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성매개감염병도 늘어나는 것으로 추측한다”며 “때문에 성적 활동이 왕성한 나이대인 10~30대 환자가 많아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활발하다면… 최소 1년 2번 검사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활발한 성생활을 하면서도 성병 검사를 잘 하지 않는데 있다.
정민형 교수는 “성 경험이 있는 10~30대에게 성병균 검사나 HIV 검사를 해봤냐고 물었을 때, 그렇다고 대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통증.가려움 증으로 크게 불편함이 느껴진 후에 병원을 찾는 정도”라고 말했다.
성병균을 가지고 있어도 무증상인 사람이 많다.
증상이 심한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여성은 질 분비물 증가.가려움증, 남성은 소변볼 때 통증이 있는 정도다.
국립중앙의료원 신형식 감염병센터장은 “10~30대 성병 급증을 막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두 가지인데, 바로 정기적인 성병균 검사와 안전한 성생활”이라며 “활발한 성생활을 한다면 본인과 상대방 건강을 위해 적어도 1년에 2번 이상 검사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정민형 교수는 “성생활이 활발하다면 정기적으로, 혹은 상대방이 바뀔 때마다 검사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성병균 검사는 ‘STD 유전자 검사(STD Multiplex PCR, STD Real Time PCR)’와 혈액 검사로 가능하다. 소변을 통해 임질.클라미디아.매독 등 약 12종의 성병균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HIV는 혈액으로 검사한다.
이들 검사는 산부인과.비뇨기과.감염내과 등에서 가능하다. HIV는 각 지역 보건소에서 익명.무료로 채혈 후 당일 확인할 수 있다. 성인이 아니라도 검사와 확인이 가능하다. 검사 시기는 ‘감염될 만한 의심행위를 한 후로부터 4주 후’를 권장한다.
◆피임 필수, 상대 적어야 좋아
예방도 중요하다. 신형식 감염병센터장은 “콘돔이 모든 성병을 예방할 순 없지만, HIV는 90% 이상 예방하므로 동성 간.이성 간 관계를 불문하고 필수로 사용해야 한다”며 “중.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부터 정확한 콘돔 사용법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관계 상대가 많아질수록 성매개감염병 위험은 증가한다.
성매개감염병에서 자유롭고 싶다면 되도록 정해진 상대 한 명과 성을 공유하는 게 답이다.
헬스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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