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종신직으로 굳어진 가톨릭 교황 자리를 생전에 후임 교황에게 물려주고 만년을 조용히 보내온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12월 31일 바티칸에서 95세의 나이로 선종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8년간 교황직에 있다가 스스로 사임했는데, 이는 600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바티칸은 이날 성명을 통해 “12월 31일(토요일) 오전 9시34분께(현지시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바티칸의 마테르 에클레시아에 수도원에서 선종했다는 점을 깊은 슬픔을 담아 전한다”며, 장례 절차 등은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수회 출신의 프란치스코 현 교황이 ‘수도자’라면,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신학자’에 가까웠다.
독일 출신의 베네딕토 16세는 ‘20세기 최고의 신학자’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학자적 면모가 돋보였던 인물이다. 요한 바오로 2세 재위 기간에는 오랫동안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직을 맡을 정도였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젊었을 때 진보적 성향이었으나, 나중에는 가톨릭 안팎에서 “보수적”이라는 평가가 늘 따라다녔다.
베네딕토 16세는 1927년 독일 바이에른주에서 태어났다. 1951년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78살 때인 2005년 4월 교황으로 추대됐다.
베네딕토16세의 건강은 퇴임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돼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2월 28일 수요일 일반신자 알현 도중 “베네딕토 16세의 건강이 매우 위중한 상태다. 모두에게 특별한 기도를 부탁한다”고 호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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