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도심지가 어떤 모습으로, 어떤 기능으로 바뀔지에 대해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러나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지금과 같이 개인 승용차를 이용하여서는 도심지에 들어갈 수 없다는 점이다.
어느 누구도 30년 후에 세계의 모습이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 알 수 없다. 우리의 부모와 조부모 시대의 도시들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들의 형태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몇 십 년 안으로, 우리가 오늘날 사람들의 이동이나 성향에 대한 무수한 데이터들을 이용하는 수준을 훨씬 넘어서, 각종 데이터들을 최대로 활용하는. 소위 우리가 생각하는 ‘스마트 시티’가 나타날 수도 있다.
또, 고층 건물이 구름을 뚫고 올라서는 초고층 건물들이 나타날 수도 있으며, 완전 자동화된 버스와 같은 운송 수단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이동하는 상상 속의 장면도 현실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한 가지는 미래의 도심에서는 지금과 같이 차들로 가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운송 수단이 앞으로 세워질 도시 환경에 가장 중요하게 반영되어야 하는 사항들 중의 하나로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어떻게 이동하는가의 안내뿐만 이니라, 어떤 수단으로 그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운송 수단의 진화는 곧 도시의 진화로 이어진다. 자동차에서 비행기를 이용해 세계를 이동하는 수단의 변화가 여러 도시들의 진화와 퇴화를 보여주었다.
산업 혁명이전인 약 1850년경 런던의 운송 수단은 주로 도보와 말로 제한되어 있었다. 도시의 전개는 도보로 갈 수 있는 곳까지, 좀 더 멀리는 말이나 마차 또는 우마차가 갈 수 있는 거리까지가 한계로 펼쳐졌다.
또한, 거리뿐만 아니라 사람의 걸음 속도도 제한적인 요소로 도시의 발전은 상당히 많은 제약적인 요인들을 기준으로 만들어졌다.
1500년대부터 시작되는 런던 시의 지도들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기도 하지만, 반면 밀집도가 상당히 높아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모든 건물들은 한데 붙어있는 것처럼 바뀌었으며, 거리 블록의 간격도 좁아지면서 도보로 이동이 점점 더 편하게 되었다.
거리의 폭도 사람들과 말이 가끔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넓지 않았으며, 따라서 도시라 하면 3Km 정도의 길이로 그 밖으로는 이미 외곽으로 시골 풍경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런던의 초기 형태는 사람이 기준이 되어 도시가 만들어졌으며, 보통 15분에서 20분 정도 이내로 도심에 다다를 수 있었고, 도시 한 쪽 끝에서 다른 끝까지도 한 시간 정도면 이를 수 있을 정도로 본다.
산업 혁명이 시작되면서 런던의 움직임은 엄청나게 빠르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교통 수단이 소개되면서 도시의 크기가 사람의 도보 거리에서 벗어나고, 1829년에는 처음으로 정기 옴니버스 (지금의 마을버스와 같지만 말이 끄는) 서비스가 시작되었으며 1832년도에는 옴니버스들의 경쟁들이 치열한 수준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와 비슷한 시기인 1836년에는 보다 빠르고 믿을 수 있는 기차 서비스가 나타나면서 도시의 경계가 무너지기 시작했으며, 런던에서 그린위치 노선의 출퇴근용 서비스가 처음으로 시작되었다.
런던은 대규모로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가 되었으며, 도보에 의존했던 출퇴근의 거리 제약에서 벗어나면서 도시의 경계가 계속해서 늘어나게 되었다.
그리고, 1863년 세계 최초로 지하철이 Farringdon과 Paddington사이를 운행하게 되었으며, 그 때부터 20세기 초까지 도시 여러 구간에 지하철이 연결되면서 런던은 계속해서 확장되었다. 운송 수단이 점점 더 발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도시의 밀집도는 점점 집중되고 공간도 상당히 제한되었다.
기차 서비스로 도시 중심부에서 제법 먼 거리의 거주자들까지 출퇴근이 가능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직장과 생활 공간, 상점들이 좁은 공간들을 따라 제공되고 있었다. 이런 이유로 도시의 경계는 기차로 한 시간 정도 거리로 제한되게 되었다.
20세기는 개인 운송 수단의 대혁명이라 할 수 있다. 처음 자동차가 나타났을 때 전 세계에 돌풍을 일으켰으며, 자동차가 점점 대중화가 되면서 도시 전체를 이동하는 방법에 변화가 생겨났고 이에 따라 도시는 또 한차례 기존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영역으로 확대되었다.
1920년대와 1930년대 자동차들은 큰 도시 곳곳뿐만 아니라 작은 도시에서도 볼 수 있었으며, 가격 면에서도 중산층도 자동차를 소유하게 되었다. 이때가 주택 지역이 도심에서 더 멀어질 수 있도록 하고 또한 일자리에서 더 멀어도 가능하도록 하는 도시 계획 상에 큰 변화를 유도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모습은 오클랜드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 주택 가격이 비싼 도심 지역을 벗어나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외곽지역으로 옮기면서 외곽지역이 계속해서 커지고 성장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1950년대 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돌아오는 미군들에게 새로이 제정된 GI Bill에 의하여 자동차와 주택 구입 그리고 교육 등의 지원금이 엄청나게 풀렸으며, 새로이 가정을 시작하는 사람들로 거주 공간이 도심에서 점점 더 멀리 벗어나게 되었다.
이 때가 자동차의 대유행 시대가 시작되었으며, 또 대단위의 도로 공사가 전개되었다. 전 세계적으로도,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도심을 떠나 외곽 지대로 거주 지역을 옮기기 시작했고, 대중 교통 수단의 이용도 조금씩 줄어들었다.
대부분 민간이 운영하는 대중 교통 시스템들은 서비스가 중단되었으며, 그나마 살아남은 서비스는 그 운행 회수와 구간을 줄이게 되었지만, 중앙 정부의 상당한 지원금으로 다시 서비스를 늘리게 되었다.
도심 밀집도는 떨어지고 대중 교통 수단의 이용도 줄어들면서 서비스도 감소되는 반면 외곽 지역들의 확장 그리고 보행이나 자전거 이용 등의 절대적 감소로 도시 계획은 자동차 중심으로 바뀌게 되었다.
개인용 자동차의 영향은 오늘의 런던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도시화 지역은 점점 더 넓어지고 확대되었고, 하이웨이와 주요 간선 도로라는 개념이 생겨났으며, 나름대로 대중 교통 수단이 제공되었지만 개인용 차량들이 압도적인 운송 수단이었다.
지금 런던 시는 그 경계가 50Km를 넘어서고 있으며, 지하철로도 한 시간 정도 걸리며 자동차로도 그 정도의 시간이 걸리고 있다. 런던의 스토리가 전 세계적으로 산업화된 도시들의 대부분 공통적인 이야기다.
대중 교통 수단이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도심으로부터 점점 더 멀리까지 나가 살고 있으며, 그에 따라 도시의 크기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이제 우리 일상의 가장 기본적인 활동에서부터 전적으로 자동차에 의존하고 있게 되었지만, 4반 세기 전만 하더라도 도시의 성장과 확장이 한도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도시가 확대되면 될수록 우리는 더 많은 운전을 하고 있으며, 그런 만큼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들이 살아남기 위하여 생존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게 되었으며, 도시의 크기를 작게 하여 그만큼 운전을 할 필요성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도시들의 빠른 성장과 확장을 중단하여야 한다.
살아남기 위한 미래 도시의 모습은 자동차가 필요 없거나 최소한으로 극히 드문 경우에 한하여 개인용 자동차가 이용되어야 하며, 일을 하러 가거나 학교에 가거나 쇼핑이나 친구를 만나기 위하여도 런던 초기와 같이 어느 곳에서나 도심까지에 이르는 시간이 비슷하게 걸리는 대중 교통 수단에 전적으로 의존되는 모습이어야 핳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이 서서히 뜨거워지고 있으면서 도시들의 개발 계획이나 배치 그리고 일하는 형태가 바뀌고 있다. 도시의 확대와 확장을 억제하고 교통 수단에 덜 의존하는 방안이 산업 혁명 직후인 1898년에 Ebenezer Howard의 Garden City의 컨셉트가 시작되었다.
그의 아이디어는 도시들의 규모를 작은 단위로 하고 각 도시들의 밀집도와 가격면을 고려하여 나누어지고, 소도시화의 가든 시티 개념으로 1930년대부터 영국에서는 제법 활성화되었다.
이러한 신도시 개념이 거의 백 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난 후 다시 2000년대부터 소위 신도시화라고 불리는 Traditional Neighborhood Design과 Transit Oriented Development 또는 Smart Growth 이름으로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이 개념의 중심부에는 도시의 규모를 작게 하고 자동차에 의존하는 생활 방식을 꺼리는 열망이 자리를 잡고 있으면서, 15분에서 20분 정도 시간에 도심에 접근할 수 있는 도시 계획으로 차가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는 갈망이 포함되어 있다.
미래 도시는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도시 형태와 비슷할 수도 있으며, 공상 과학 영화에서 보았던 모습일 수도 있으며 아니면 전혀 꿈도 보지 못한 모양일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살아남기 위하여 미래 도시들은 개인용 차에 의존하여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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