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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WeeklyKorea

금융 스캔들로 ‘교황청 최고위 추기경’ 전격 해임

최종 수정일: 2020년 9월 28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성성 장관인 안젤로 베추 추기경(72)의 사임을 24일 전격 수락했다. 교황은 24일 베추 추기경에게 “당신을 더 이상 신임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이에 그는 장관직을 사임했다.

베추 추기경은 추기경단에서도 물러났다.

베추 대주교는 2011년 전임교황 베네딕토 16세에 의해 교황청 국무원 국무장관에 임명됐다. 이 자리는 국무원 내에서 국무원장 다음의 2인자 자리로 “참모총장”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그는 베네딕토 16세 치하에서 교황 아래로는 (사실상) 1인자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에 교황이 되고 나서 그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했으나 2018년 6월에 그를 추기경에 서임하고 8월에 시성성 장관으로 전보했다.

베추 추기경은 이탈리아 사르데냐 출신으로 교황청 외교관이 되어 앙골라와 쿠바에서 근무했다.

추기경이 이런 식으로 사임한 마지막 사례는 스코틀랜드의 케이트 오브라이언 추기경이었다. 그는 2013년의 교황선거에는 투표권이 있었지만 참가하지 않았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조사를 받은 뒤 2015년 3월에 “교회법 349, 353, 356조에 나오는 추기경의 권리와 특전들”을 포기했으나 추기경 명의는 갖도록 허락 받았다.

교황청은 교황이 그의 사임을 수락한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지만, 교황청이 런던의 고급부동산을 고가에 사들인 추문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현재 이 사건에 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여러 사람이 정직 처분을 받았지만 바티칸 검찰에 의해 기소된 사람은 아직 없다. 베추 추기경은 이 부동산 매입 결정에 관련된 주요 인물 가운데 하나지만 그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베추 추기경은 케이트 오브라이언과 미국의 시어도어 매캐릭에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기경 권한을 박탈한 세 번째 인물이다.

한편, 호주의 <가톨릭 위클리>는 28일, 조지 펠 추기경이 교황청의 초청을 받아 29일 로마로 돌아갈 것이라고 보도하고, 이 초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한 것으로 추측했다. 펠 추기경은 2014년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 재정 개혁을 위해 설립한 교황청 재무원의 초대 원장으로 임명됐으나, 2017년 호주에서의 과거 성추문 관련 재판에 임하기 위해 휴직하고 호주로 돌아갔었다. 그는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으나 올해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석방됐다.

펠 추기경은 재무원장으로서 베추 추기경으로부터 많은 반대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무원은 그간 각 부서별로 따로 해 오던 교황청 내 모든 재정운용을 총괄할 권한을 받았으나, 각 부서에서는 이에 대한 반발이 심했다.

당시 베추 대주교는 국무원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에 승인한 새 재무지침에서 금지한 방식으로 부채 기장을 하려 할 때 펠 추기경이 제지하자 그를 국무원으로 불러 “질책”했다고 한다.

2016년에 펠 추기경이 교황청에 대한 외부 감사를 실시하려 할 때 베추 대주교는 교황의 승인 없이 일방적으로 감사를 취소시키고 감사가 실시되지 않을 것이라는 통지문을 모든 바티칸 부서에 보냈다. 이에 대해 펠 추기경은 내부적으로 이 취소조치를 뒤집으려 했으나 베추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자신의 취소 조치에 대한) 사후 승인을 요청했다고 재무원의 소식통들은 말했다. 당시 감사는 실시되지 않았다.

펠 추기경은 베추 추기경의 사임 소식을 듣고 25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 재정 상태를 청소할 임무를 받고 교황으로 선출됐다. 그는 긴 게임을 하고 있으며, 최근의 여러 조치로 감사와 축하를 받아야 한다”는 성명을 언론에 보냈다.

한편, 베추 추기경은 24일 사임 직후 한 신문에 “충격을 받았다. 나와 내 가족, 내 고향마을 사람들에게 큰 타격이다. 나는 교회와 교황을 위한 순명과 사랑의 정신으로, 물러나라는 교황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나는 무죄하고, 앞으로 무죄함을 보여 줄 것이다. 교황께 나 자신을 지킬 권리를 달리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25일에는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횡령 혐의는 모두 오해라고 해명했다. 그는 거의 매일 교황과 만나고 교황의 모든 해외 여행에 수행했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전날 밤 교황과 만난 자리의 일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가 교황의 방에 보통 때처럼 주례 보고를 하기 위해 들어섰을 때가 저녁 6시 2분이었다. “나는 교황의 한 친구이자 교황의 충성스런 종이라고 느꼈다.” 하지만 거의 곧바로 교황은 그에게 이렇게 말함으로써 그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나는 당신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에게 교황청 사법부서에서 이탈리아 정부의 수사를 근거로 그가 “횡령죄”를 저질렀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 보고에 따르면, 이 범죄는 그가 국무원 국무장관으로 있을 때 국무원 자금 10만 유로(약 1억 3500만 원)를 고향인 사르데냐의 오치에리 교구의 카리타스(사회복지 조직)에 보냈는데, 카리타스와 통합된 한 협동조합에 쓸 돈으로, 이주민과 실업자를 돕기 위한 것이었다.

문제는 이 협동조합의 조합장이 그의 형제였다는 점이다. 그가 받은 혐의는 횡령, 그리고 자신의 가족에 대한 “특혜”였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만남은 겨우 20분 이어졌는데, “초현실적(surreal)이었다"고 했다. 자신은 그 돈이 자기 형제가 아니라 카리타스를 위한 것이었고 그 이체 명령은 (베네딕토 16세에게서 국무장관으로 임명될 때) ‘참모총장’이라고 명확히 부여 받은 ‘자신의 재량권에 속했다"고 설명하려 애썼다.

하지만 교황은 사법부서의 보고를 확신하고 그에게 시성성 장관에서 사임하고 추기경으로서 권리를 포기할 것을 요구했으며, 그는 즉시 사임서를 제출했다.

작별인사를 할 때 그는 교황에게 자기가 지금 살고 있는 바티칸의 아파트에서 떠나야 하느냐고 묻자 교황은 “당신이 그간 나를 위해 해 준 일들이 있으니” 계속 거기서 머물러도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약 1시간 뒤 교황청 공보실은 그가 장관직에서 사임하고 추기경직과 관련된 권리들을 포기했다고 공표했다.


기자회견에서, 베추 추기경은 자신은 추기경의 이름은 유지하지만 교황선거에 참여할 권리 등 모든 추기경으로서의 권리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10만 유로 건'은 오해라면서, 아직까지 이탈리아 사법 당국이나 바티칸 사법부서로부터 자신의 혐의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하고 언제든 질문을 받으면 대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교황과 만난 뒤 자기 형제와 교구장에게 전화했더니 그들은 그 10만 유로가 아직도 카리타스의 은행계좌에 있고 협동조합에 주지 않은 상태라며, “모든 돈이 거기 그대로 있으며, 모두 문서화 돼 있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놀랍게도, 베추 추기경은 그동안 프란치스코 교황이 런던 부동산 관련된 일에 대해 한 번도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다면서, 오히려 반대로 교황은 그에게 투자사업을 정직하게 진행했다고 믿는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바티칸 사법부서에서도 관련 조사가 진행 중임에도 그에게 이 건에 관해 물어본 적은 없다고 했다.

그는 앙골라와 쿠바에서 교황청 대사관 보수 작업을 또 다른 형제에게 맡겼던 것은 인정하지만 이는 국무원의 승인을 받은 것이었다고 했다.

기자회견에서는 그와 조지 펠 추기경의 관계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로마에서는 두 사람이 여러 차례 충돌한 일이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충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두 사람이 일을 서로 다른 관점에서 봤기 때문이었다면서, 펠 추기경이 2017년에 재판에 임하기 위해 호주로 돌아가기 전에 자신은 그에게 “연대”의 글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보이듯, 베추 추기경은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싸울 강한 뜻을 갖고 있다.

출처: 지금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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