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자락이 바짝 메말랐다. 돌이켜보니 우울함에 갇혀 지내온 일상 탓이다.

열락의 세계 및 파멸로 이끌기도 하는 게 성性이다.

그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담담했다. 하지만 짧은 전화 통화 속에서 당시의 답답하고 착잡한 심경과 무엇보다 우울한 자신의 처지가 힘없는 음성에서 여실히 묻어났다.

어느 사이 햇살을 좋아하였다. 하늘이 온통 미세먼지로 뒤덮여 낮게 내려앉아도 구름 틈으로 한 줌의 햇살만 내비치면 밖을 나선다.

뒤뚱뒤뚱 오리걸음마저 대견스럽다. 만삭이어서인지 자칫 돌부리에 걸리면 금세 넘어질 듯 위태롭다.